함께 읽은 말씀
예레미야 4장 1-4절
누가복음 11장 14-23절
고린도전서 7장 1-7절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예레미야 4장의 말씀은 이스라엘의 반복되는 실패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돌아온다, 회개한다 말하지만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하나님을 배신하고 그로부터 멀어졌습니다. 그런 이스라엘을 향해 하나님은 참된 회개는 가시덤불을 걷어내고 묵은 땅을 갈아 엎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전적인 회개를 요구하십니다. 육신의 할례에 그치지 않고 마음의 포피를 잘라버리는 진실된 회개가 선행되어야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복되는 죄와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주제가 조금 다른 모습으로 예수님의 비유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것을 봅니다. 누가복음 11장에서 예수님은 벙어리 귀신을 쫓아내신 후에 하나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힘센 사람이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집을 지키고 있는 동안에는, 그의 소유는 안전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센 사람이 달려들어서 그를 이기면, 그가 의지하는 무장을 모두 해제시키고,
자기가 노략한 것을 나누어 준다.(누가복음 11:21–22)
이 비유에서는 힘센 자가 지키는 집은 가시덤불이 우거진 묵은 땅과 같은 우리 삶입니다. 하나님 아닌 다른 것을 의지하며 '안전하다' 스스로를 속였던 우리 삶을 갈아 엎어야 하는데, 우리 힘으로 안됩니다. 하나님께서 오셔서 우리를 점령하시고, 무장해제 시키셔야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삶에 들어오셔서 우리를 무장해제 시키시는 하나님의 권능에 대해서 예수님은 헬라어로 '하나님의 손가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십니다. 이 표현은 시편에서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에 대한 표현이면서(시8:3) 출애굽 당시 하나님이 일하심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마술사들의 고백(출8:19)입니다. 직접 우리 삶에 개입하셔서 우리를 빚어내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손가락이 우리 삶에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분의 손가락을 삶 속에서 경험할 수 있을까요? 고린도전서 7장은 1절에 '남자는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라는 문장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이 구절의 의미는 달라집니다. 이 문장을 바울의 언어로 볼 경우 바울은 독신을 지향하지만 욕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허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다보면 3절과 5절이 이 문장의 중심 내용처럼 여겨지게 되지요. 욕망의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원하지 않더라도 부부관계를 피하지 말고 의무를 다하라는 권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NRSV 성경은 '남자가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문장을 인용문으로 처리합니다. 즉, 바울의 의견이 아니라 고린도교회의 말을 인용했다는 뜻입니다. 당시 고린도교회는 자신들의 정결을 지키기 위해서 금욕이라는 방법을 추구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이 의견을 인용한 후 그것을 반대하며 결혼에 대해서 말합니다. 그는 이 유혹을 고행같은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바울의 핵심은 4절입니다.
아내가 자기 몸을 마음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남편이 주장합니다.
마찬가지로, 남편도 자기 몸을 마음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아내가 주장합니다.(고린도전서 7:4)
바울은 너의 욕망을 해소하라고 말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내 몸에 대해서 주장하려는 주도권을 내려놓으라 말합니다. '내 욕망의 해소'가 아니라 주도권을 내어주는 '자기 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부는 욕망을 해소하는 도구가 아니라 서로를 죄로부터 보호하는 '돕는 베필'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돕는 베필'이라는 말의 원어는 성령을 의미하는 '보혜사'와 같은 단어입니다. 즉, 나보다 약한 보조자가 아니라 나보다 강한 주관자, 동반자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부부관계는 다른 관계들의 원칙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바울은 우리에게 자신을 주장하려는 자아를 죽이라고 말합니다. 마치 하나님의 손가락이 우리 안에 힘센 자를 무장해제 시키듯이 말입니다. 담배를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금연 중이라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나를 지켜줄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스스로의 힘으로 죄의 유혹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게 자신을 부탁하고 의지하는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공동체는 서로를 죄로부터 지켜주는 책임과 권한을 가진 하나님의 손가락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개입을 어떤 '느낌'이나 '기적'에서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구체적인 하나님의 도우심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나의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는 두 세 사람이 모인 우리 가운데 계시고 그렇게 나와 만나는 이들을 통해서 우리와 만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나를 주장하려는 욕심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내 집에 들어와 나를 무장해제 시키도록 '나를 죽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교회는 서로가 서로를 죄로부터 지켜내는 하나님의 손가락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겐 하나님의 손가락이 필요합니다. 당신이 나를 죄로부터 지켜주는 하나님의 손가락입니다.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반복되는 죄와 유혹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있는지 생각해봅시다.
Q2. 성경은 우리가 어떻게 죄와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합니까?(눅11:20-22)
Q3.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가락을 우리는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까?(고전7:1-5)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듣는 찬양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 마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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