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돈 문제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쓰는 사람이 문제지 돈은 죄가 없다, 돈이 악한 것은 아니다’라고 너무 쉽게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돈은 가치중립적이기에 그 자체가 악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악하지 않다고 해서 위험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성경은 돈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습니다.
(딤전6:10)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그런데 돈이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사회, 경제적인 것 이상의 영향력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돈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눅16:13) 집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길 것임이니라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맘몬)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여기서 ‘재물’의 원어는 ‘맘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맘몬’이 하나님과 버금가는 섬김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계신 것입니다. 섬김의 대상이라는 것은 누군가는 거기에 종속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돈이라는 존재는 때로 하나님을 대신해 우리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이런 돈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요? 오늘날 우리는 교회와 돈이라는 주제가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함께 언급되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교회는 돈을 밝힌다”는 평가가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것이 현실입니다. 그냥 억울하다고 말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요?
바울사도는 고린도교회에게 쓰는 편지에서 교회를 위해 수고한 자신이 주장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 말합니다. 수고한 이가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 당연한 대가를 주장하지 않기로 합니다.
(고전9:15) 그러나 내가 이것을 하나도 쓰지 아니하였고 또 이 말을 쓰는 것은 내게 이같이 하여 달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차라리 죽을지언정 누구든지 내 자랑하는 것을 헛된 데로 돌리지 못하게 하리라
바울은 스스로 ‘천막 만드는 자’로 살았습니다. 스스로 직업을 가지고 생계를 해결하면서 사역을 감당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자신과 교회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재정적 문제의 고리를 끊어낸 것입니다.
우리집교회는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교회이길 원합니다. 모든 재정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집교회는 모든 재정적 구조를 가장 단순한 형태로 재편성했습니다. 그래서 직업 종교인이 없습니다. ‘목사’가 있지만 사례비를 받지 않습니다. 직접 땀흘려 일하는 자비량 사역을 통해서 생계를 꾸려나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재정 가운데 인건비의 영역이 없습니다.
흔히 ‘자비량 사역’, ‘이중직 목회’라고 부르는 형태의 사역은 목사가 먹고 살기 힘들어서 다른 직업으로 돈을 버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집교회가 선택하는 자비량 사역은 교회와 사역자 사이를 돈이 아니라 사랑과 섬김으로 연결하기 위한 구조적 결단입니다.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돈’이란 우리가 새롭게 정의해야 할 세상의 가치입니다. ‘돈 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 현실 속에서도 ‘그것을 위해 살지 않고 그것에 따라 결정하지 않는’ 삶의 태도가 나그네와 순례자로 이 땅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자세일 것입니다. 자비량 사역은 ‘맘몬’의 세상 속에서 교회를 보호하고 그 본질을 지켜내려는 노력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돈을 다루고 소비를 결정하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우리집교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음 이야기 첫번째 <낯설지 않은 믿음> (1) | 2025.02.15 |
---|---|
예배시간과 장소에 대한 생각들 (0) | 2025.01.22 |
교회 광고 시작 뒷이야기 (1) | 2025.01.09 |
2024년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with 행심크로스) (3) | 2024.12.22 |
왜 교회 이름이 [우리집교회]인가요? (1) | 2024.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