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250803)

2025. 8. 8. 23:50·주일말씀나눔

함께 읽은 말씀
전도서 2장 1-17절

누가복음 12장 22-28절

골로새서 3장 18-4장 1절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세상의 많은 것들에는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제품이 상하지 않고 판매될 수 있는 기간이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누리는 여흥에는 유통기한이 있을까요? 주말이 주는 즐거움은 월요일 아침이 되면 안개처럼 사라져 버립니다. 성공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요? 권력도 돈도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그 만족감이 정체된다고 합니다. 지식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요? 지식은 언제나 발전하지만 또한 그 때문에 어느 누구도 영원한 진리의 담지자로 남지 못합니다. 과거의 이론은 언제나 갱신되고 새로운 정설에 밀려납니다. 전도서의 말씀은 이 모든 것을 누렸던 솔로몬 왕의 고백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 모든 것이 바람을 잡으려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히브리어 ‘헤벨’은 성경에서 ‘헛되다’는 말로 번역됩니다. 하지만 그 주된 뜻은 ‘의미없다’보다는 ‘잠깐 있다 사라진다’입니다. 솔로몬이 그것을 바람이나 이슬에 비유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헤벨의 반대말은 의미있다가 아니라 올람(영원)입니다. 즉, 우리가 추구하는 모든 것이 한시적일 수 밖에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유통기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들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살 수 없습니다. 전도서는 일시적일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헤벨 같은 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골로새서에는 가정의 구성원들에게 그들이 해야할 일들을 가르치는 ‘가훈표’라는 것이 등장합니다. 우리는 이 가르침들을 도덕적 가르침으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골로새서는 남편에게 직장에서 성공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내에게 돈 아껴쓰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자녀에게 공부 잘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버지에게 아내를 사랑하라고 말하지 않고, 자녀에게 주인을 잘 섬기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골로새서는 그가 누구인지에 따라오는 마땅히 해야할 것들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편이라면 아내를 사랑해야 하고, 어버이라면 자녀를 사랑해야 합니다. 종이라면 주인을 섬겨야 합니다. 그것이 헛된 세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전부입니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것,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하라고 합니다. 단, 그것을 주님께 하듯 해야 합니다.(골3:23) 이것이 헛된 인생을 살아내는 지혜입니다. 일시적일 수밖에 없는 인생을 살되, 마땅히 그리고 당연히 해야할 것들 안에서 영원을 발견해야 하는 것입니다.

 

인생이 한시적이라는 것은 그것이 허무하고 의미없다는 말이 아니라 그 안에서 지금 내 삶을 가치있게 살고 사랑하며 살기에도 부족하다는 뜻일 것입니다. 똑같은 인생을 살아도 누군가는 미워하고 불평하는 시간들로 채워 넣고 누군가는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날들로 채워 넣습니다. 누군가는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를 걱정하며 살고 똑같은 시간에 누군가는 ‘그의 나라’를 구하며 삽니다. 오늘도 우리는 안개처럼 사라질 이 인생 속에서 사라질 것들을 추구하며 살아가지만 그런 추구들은 우리의 삶을 걱정과 근심으로 채울 뿐입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인생의 유통기한을 단 몇 초라도 늘릴 수 없습니다.(눅12:25) 그런 걱정들로는 영원에 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시적인 시간에 필요한 것들은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우리를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을 의식하며 살아가십시오. 영원을 살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하나님 앞에서 하십시오. 그것이 우리 인생의 짧은 유통기한을 넘어 영원을 살아내는 방법인 것입니다.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의 유통기한은 얼마인가요?


Q2. 오늘, 지금, 이 순간만을 살아가는 우리가 충실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봅시다.


Q3. 오늘 나의 삶에서 영원을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듣는 찬양

네 맘과 정성을 다하여서(새찬송가 218장)

https://youtu.be/wFqCrfLW5tk?si=ruvst5eWcIAX3Zrt

 

'주일말씀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틀을 깨는 믿음(250727)  (3) 2025.08.01
빈 자리의 기쁨(250706)  (3) 2025.07.12
잃어버리고 얻게 되는 것(250629)  (0) 2025.07.04
본질과 비본질(250622)  (0) 2025.06.28
창조의 명공(250615)  (0) 2025.06.21
'주일말씀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틀을 깨는 믿음(250727)
  • 빈 자리의 기쁨(250706)
  • 잃어버리고 얻게 되는 것(250629)
  • 본질과 비본질(250622)
urihomech
urihomech
의정부에 위치한 개척교회입니다. 처음 교회의 모습처럼 복음 이외에 모든 것을 근원부터 재점검하고,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모습의 신앙을 모색합니다. 설립되고 성도를 모으는 교회가 아닌 존재하고 살아가는 교회를 지향합니다.
  • urihomech
    우리집교회
    urihomech
  • 최근 글

  • 인기 글

    • 분류 전체보기 N
      • 우리집교회 이야기
      • 주일말씀나눔 N
      • 성도들의 이야기
      • 새신자 교육
  • 태그

    주일예배
    설교
    사순절
    탄핵
    죄
    은혜
    교회
    말씀
    개척교회
    교회개척
  • 전체
    오늘
    어제
  • hELLO· Designed By정상우.v4.10.3
urihomech
유통기한(250803)
상단으로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