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은 말씀
이사야 66장 10-14절
누가복음 10장 17-20절
갈라디아서 6장 1-6절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이사야서의 마지막에는 예루살렘의 회복을 고대하며 기뻐하라는 명령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사야가 예언을 하던 당시는 이 “기뻐하라”는 명령이 굉장히 어색하게 들리던 때입니다. 예루살렘이 멸망하고 유대인들은 나라를 잃어버렸던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도대체 어떻게 기뻐하라는 말일까요? 그런가하면 누가복음에는 반대의 상황이 등장합니다. 당시 예수님은 70명의 제자를 파송하시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사역은 꽤나 성공적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자신들 앞에 귀신도 복종하던 일들을 보고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것들로 기뻐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두가지 이야기 모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쁨의 상황과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기뻐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는 기뻐하라고 말하고 기쁨의 이유가 충분할 것 같은 상황에서는 기뻐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이런 말씀들을 통해서 우리는 성경이 말하는 기쁨이 감정적 희락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기쁨은 어디에서 올까요?
인간은 가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잊어버립니다. 마치 '자신이 무엇이 된 것처럼' 자기를 과시하며 스스로를 속입니다. 그렇게 내가 할 수 없는 것들까지도 나의 통제 아래 두려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자신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게 하거나 검게 할 수 없는” 존재들이라는 것입니다(마5:36). 이렇게 스스로 속이기 시작할 때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내 앞에 이뤄진 일들이 마치 자기 힘으로 한 것처럼 착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것은 참된 기쁨이 아닙니다. 그것이 내 힘으로 되어진 것이 아닌 것을 깨닫는 순간 속절없이 휘발되어버릴 감정일 뿐입니다. 스스로 속이지 마십시요. 그것은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갈6:7).
이사야는 기쁨에 대해서 말하면서 한가지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합니다. 바로 ‘젖을 빤다’는 표현입니다.(11절, 12절) 이것은 이스라엘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갓난 아기에 비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상황과 결과에 있어서 무능력한 아기와 같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기쁨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어미가 갓난 아기를 위로하듯 그들을 위로하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사66:11). 우리의 기쁨은 귀신을 쫓아내는 능력이 아니라 우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되었음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눅10:20). 오늘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너는 무엇을 기뻐하며 살고 있니?
신약성경의 기록 언어인 헬라어에는 [신적수동태]라는 문법이 있습니다. 주어가 없이 수동태만 사용함으로써 그 행동의 주체가 ‘하나님’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누가복음에서 제자들의 이름을 하늘에 기록하신 분을 가리킬 때 바로 이 문법을 사용합니다. 이처럼 비어있는 주어의 자리는 사실 하나님의 자리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할 수 없는’, ‘가질 수 없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빈 자리는 하나님이 하실 일이라 일부러 적어놓지 않는 것입니다. 즉, 그것은 실패나 불가능이 아니라 희망과 기대로 채워지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그냥 각자 자기 몫의 짐을 질 수 있을 뿐입니다(갈6:5).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했으면 나머지는 하나님이 하실 것이라고 믿고 그것에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는 게 겸손이고 그것을 소망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게 정직한 것입니다.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신앙생활에서 어른인 척하는 모습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봅시다.
Q2. 나는 무엇을 기뻐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Q3. 나는 필요 이상의 짐을 지고 있지 않나요?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듣는 찬양
나의 약함은 나의 자랑이요 - 브라운 워십
https://www.youtube.com/watch?v=k9QP1U9zI5k&list=RDk9QP1U9zI5k&start_radi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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