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은 말씀
시편 93편 1-5절
누가복음 24장 49-53절
요한계시록 22장 6-9절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는 주님이 다스리신다는 사실을 믿고 있습니까? 시편 93편은 “주님이 다스리신다”는 말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시편 기자가 이렇게 말하고 있는 상황은 그의 주변으로 미친듯이 파도가 몰아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3절).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수많은 일들이 우리의 삶을 흔들어 놓는 한 가운데에서 살고 있습니다. 매일 똑같아 보이는 일상인데도 어쩜 그렇게 다양한 문제들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를 막으면 저기서 일이 터지고, 이런 일이 있다가도 저런 일로 정신이 없습니다. 설마 했던 일들까지 겪었던 지난 몇 달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런 파도 앞에 끊임없이 우리는 너무 쉽게 흔들립니다.
그런데 강물의 소리가 모든 것을 잡아먹을 듯 높아지는 상황에서 시편 기자는 “주님이 다스리신다” 말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몰아치는 파도소리보다 주님의 다스리심이 더 크고 엄위하시다고 말합니다. 시편 기자는 어떻게 이렇게 고백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그가 주님의 다스리심을 노래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다스리심이 파도보다 더 변화무쌍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그렇게 미친듯이 몰아치는 파도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1절). 우리는 자칫 진리가 모든 상황에 대한 해답을 줄 것이라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답 되지 않는 삶도 진리 안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욥기를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수많은 어려움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진리가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 삶에 늘 합당한 답을 주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보고 느끼는 것보다 더 커다란 무언가가 있음을 알기에 그 위에 선 나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은 예루살렘에서 머물러 있습니다. 자신의 스승이 목숨을 잃어야 했던 곳이고, 여전히 그 가해자들이 관계자들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예루살렘에 머물면서 기뻐하고 찬양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셨음을 목격했기 때문이지요. 누가복음의 마지막은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마태복음의 엔딩과는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다가올 커다란 성장과 기적의 이야기를 앞두고 있지만 그들은 흔들리지 않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먼저 성령이 오셔야 했기 때문입니다. 내 눈 앞에서 일어난 기적같은 사건에 매혹되어 곧바로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위로부터 올 능력을 기다려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흔들리지 말라는 것은 그냥 참고 견디라는 말이 아닙니다. 더 중요하고 커다란 무언가가 있기에 다른 것들은 그 앞에서 작아지고 사소해진다는 것입니다. 시편의 기자가 그랬고, 제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날 기독교는 ‘다름’과 함께 사는 법을 잃어버렸습니다.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잊어버리다보니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양보할 수 있는지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을 하나 빼앗길 때 마다 요동치는 것입니다. 기독교가 ‘정치’ 앞에 흔들리는 이유도 바로 복음을 잃어버리고 신앙의 본질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서야 ‘다름’과 ‘모순’ 앞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부인하는 세상 속에서 나그네로 살아갈 방법은 그 세상을 기독교 왕국으로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나라는 파도에 일일이 반응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세상에 따라 교회도 바뀌지만 무수한 변화 가운데도 하나님의 다스리심은 흔들리지 않음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켜야 할 것과 변해갈 것을 구분하고 ‘다름’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을 붙들 때 우리는 ‘다름’과 함께 살아갈 수 있고 세상 앞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요한계시록의 마지막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계시를 목격하고도 요한은 하나님이 아닌 눈 앞에 있는 천사에게 절을 하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천사는 이것을 단호히 거부하며 “경배는 하나님께 드려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흔들리지 말고 우리가 드려야 할 경배를 받으실 분을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천사라 할지라도 그분이 아닌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길 때, 우리의 인생은 파도에 휩쓸려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참된 것, 가장 좋은 것을 기다리며 흔들리지 않는 우리가 되길 기도합니다.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지난 주 나의 삶을 돌아보며 '일희일비' 했던 모습은 없는지 생각해봅시다.
Q2. 나는 세상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까? 내가 지켜야 할 것과 타협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다른 사람과 나눠봅시다.
Q3. 교회 안에서 '정치'의 문제를 어떻게 봐야할까요?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듣는 찬양
나에게 주인이 있음을 - 이상현
https://youtu.be/OvQRfZrXxCA?si=V00f1rO90Ol-3dz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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