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명공(250615)

2025. 6. 21. 23:07·주일말씀나눔

함께 읽은 말씀
잠언 8장 22-31절
요한복음 16장 12-15절
고린도전서 2장 12-16절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삼위일체에 대한 개념이 성경에 등장하느냐”하는 것은 기독교 신학에 있어서 예민한 문제입니다. ‘삼위일체’라는 단어가 정확히 성경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물론 삼위 하나님의 각 위격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구절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하나이면서 셋’이라고 정확히 말하고 있는가 묻는다면, 글쎄요? 성경에 없는 ‘삼위일체’라는 개념은 말씀에서 기록된 것들을 모아서 구성한 신앙적 고백입니다. 하나님의 존재나 구성에 대한 과학적 서술이나 철학적 증명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신의 본질을 불완전한 인간의 언어로 옮겨놓은 것일 뿐입니다. 그렇기때문에 그것을 이해한다고 해서 하나님을 이해한다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 개념의 가치는 이렇게 표현된 하나님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삶의 방향을 요청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의 형상’을 따라 만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잠언은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신는 하나님 옆에 있었던 ‘지혜’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이 ‘지혜’는 요한복음이 증거하는 ‘말씀’이고 곧 성자 예수를 의미합니다. 그 지혜는 ‘창조의 명공’으로서 창조사역을 함께 감당합니다. 여기서 ‘창조의 명공’이라는 표현은 영어로 ‘master worker’ 우리 말로는 ‘장인’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창조에서 자신의 지분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창조의 일꾼/도구로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심은 지혜가 한 일이 아니라 그것을 만드신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성자는 성부에 종속되는가? 요한복음에서는 다른 모습이 나타납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에게 있는 것은 모두 나의 것(15절)’이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성부와 성자가 서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것을 주장하거나 종속관계로 나타내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무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을 worker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성령은 어떨까요?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성령이 ‘자기 마음대로 말씀하지 않는다(14절)’고 말합니다. 앞서 창조이야기의 지혜처럼 스스로의 것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의 목적은 자신이 영광받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영광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성령은 성자에게 종속되는가? 고린도전서에서 성령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소개됩니다. 이 표현이 등장하는 고린도전서 2장 16절은 이사야 40장 13절을 인용하고 있는데 여기서 여호와의 영은 ‘주님의 조언자’로 등장합니다. 이 구절은 그럴 존재가 없다는 의미를 가진 표현으로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이 바로 우리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령이라는 존재가 단순히 성부/성자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본질에 가장 근접한 존재로 드러나지만 그는 스스로 영광을 드러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말씀하지 않습니다.

 

성부/성자/성령의 관계는 서로에게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존재이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주장하거나 드러내지 않는 관계입니다. 우리는 ‘삼위일체’라는 표현을 통해 스스로를 주장하지 않는 관계 안으로 들어가라고 요청받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요청 앞에서 무너집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본질적인 존재, 즉 사랑하는 존재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도 나처럼 스스로를 낮춰줄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 기대는 배신당하고 보상받지 못합니다. 우리 힘으로는 그 본질에 다가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삼위일체적 본질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드러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삼위일체의 신비 가운데로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먼저 일방적인 방식으로 관계 속으로 들어오셨기 때문입니다. 상처받고 실망하고 배신당할 것이 뻔한 그 관계 속으로 그가 먼저 들어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그 마음’을 보여주십니다. 우리는 그 마음을 가지고 서로에게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창조의 명공’으로 훈련되어야 하겠습니다.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하나님의 창조에 있어서 지혜는 어떤 역할을 감당하나요? ‘창조의 명공’이라는 표현을 묵상해봅시다.  



Q2.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진리는 결국 누구의 것인가요? 성부 성자 성령의 역할에 대해서 묵상합니다.  


Q3. 오늘날 성령을 가진 우리에게 ‘성령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그리스도의 마음’에 집중해서 이해해봅시다.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듣는 찬양

영원한 사귐으로 - 어노인팅

https://youtu.be/sgk6x3jcIV4?si=j9Mjb_P6oyHw17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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