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을 마시라(260524)

2026. 5. 29. 23:21·주일말씀나눔

함께 읽은 말씀
사도행전 2장 1-21절 / 요한복음 7장 37-39절 / 고린도전서 12장 3-13절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사도행전은 이야기의 시작에서 성령의 강림과 방언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내린 성령을 통해 수많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자기들의 언어(방언)로 하나님의 위대한 일을 듣게 되는 모습입니다. 바벨론 사건에서 흩어진 언어가 다시 하나로 통하는 회복의 사건이면서 동시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 ‘성령이 임하시면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약속이 성취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방언은 알아들을 수 있는 말,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언어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 중에는 똑같은 현상을 보고도 그들이 ‘술에 취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오순절에 그들의 입에서 나온 ‘방언’이 외국어인지 아니면 모든 이들이 자기 언어로 알아들을 수 있는 신비한 언어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본질적으로 성령의 역사는 감춰진 신비가 아니라 드러나는 예언이었다는 것입니다.(행2:18)

 

오늘날 우리는 성령에 대해서 많은 부분 오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령을 ‘역동적인 에너지’, ‘성장의 원동력’, ‘기적적인 사건’ 같은 것으로만 이해하려는 경향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기독교 신앙과 만나면 성장주의, 기복주의, 은사주의로 발전합니다. 이런 지향을 가진 신앙 사조들은 그에 반대되는 현상 앞에서는 성령을 배제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방언 못한다고 사람들을 정죄하기도 하고 성과가 없는 사역을 실패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이렇게 과도하게 성령이 강조되는 현상에 거부감을 느끼는 교회들은 성령에 대해서 과도하게 쉬쉬하는 분위기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건강하게 성령을 이해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믿는 자들이 받게 될 성령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요7:38)’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원어로 보면 구두점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서 번역이 조금 달라집니다. 그래서 새번역 성경에서도 각주로 다른 번역이 가능하다는 것을 표기하고 있지요. 구두점을 ‘나를 믿는 사람’ 뒤에 찍어서 절 구분을 할 경우, 이어지는 문장의 주어는 ‘믿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배에서 강물처럼 흘러나오는 생수, 그것이 믿는 사람들이 받게 될 성령이라는 말입니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생수가 예수님에게서 흘러나오는 것을 강조하는 문장으로 이해하면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믿는 자들이 성령을 받았다고 해서 그 능력이 우리에게서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성령은 우리가 받아서 사용하는 능력 같은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끊임없이 우리 밖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부터 그 능력이 흘러오고 있음을 기억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성령의 능력이 나타날 때 우리는 그것을 ‘성과’나 ‘자기자랑’으로 이해해선 안됩니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게 성령의 역사에 대해서 말하면서 ‘일의 성과는 여러 가지지만, 모든 사람에게서 모든 일을 하시는 분은 같은 하나님이십니다(고전12:6)’라고 말합니다. 일의 성과가 어떠하든 그 일을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2장의 말씀은 성령의 은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은사가 아닌 성령에 대한 말씀입니다. 고린도전서에서 바울이 말하는 어떤 은사도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성령이 ‘그가 원하시는대로’ 주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예수가 주님이라는 우리의 신앙 고백마저도 나의 믿음이 아니라 성령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성령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것도 자랑할 수 없고, 반대로 어떤 결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성령은 성과를 내는 영이 아닙니다. 어떤 대단한 역사가 일어나는 것만을 성령의 역사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성령님이 일하시는 방법 가운데 너무나도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성령님은 우리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구원받게 도왔는지, 우리의 사역이 얼마나 큰 규모로 진행 중인지, 내가 어떤 기적을 행했는지 관심없습니다. 어차피 그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성령님이 ‘그의 원하시는대로(고전12:11)’ 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떤 결과나 기적 앞에서도 그것을 나의 ‘성과’로 자랑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성령의 역사는 그것이 우리에게서 오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하며 그것을 주시는 분이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합니다. 성령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한가지입니다.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생수를 마시라는 것입니다. 주님은 오늘도 목마른 자들을 찾으시며 나에게 나아오라 말씀하십니다(요7:37). 그리고 그 생수를 마신 이들을 성과와 관계없이 서로 소통하며 하나되게 하십니다. 성령강림절, 값없이 부어주시는 생수를 누리며 하나되는 교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여러분은 평소에 '성령 충만함'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주로 어떤 이미지나 현상을 먼저 떠올리셨나요?



Q2. 눈에 보이는 성과나 열매가 없어 낙심했던 은사나 사역이 있다면 무엇인지 나누어 보고, 이 말씀이 어떤 위로를 주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Q3. 우리 소그룹과 교회가 세상의 조건이나 기준을 넘어 성령 안에서 온전히 하나 되기 위해, 내가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소통의 행동'은 무엇인지 나누어 봅시다.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부른 찬양

은혜가 풍성한 하나님은(찬197장)

https://www.youtube.com/watch?v=kjfPtjtJ-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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