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버깅(Debugging)
앞서 우리는 ‘신앙을 갖는다’는 것이 우리의 일상과 그렇게 동떨어지고 낯선 말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근데 그것이 낯선 것이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내 삶에 다른 것이 필요할까요? 왜 지금 나에게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할까요?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가지 전제할 것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모든 사람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 문제 없이 잘 돌아가는 인생이라면 굳이 이 글을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글은 지금 내 삶에 무언가 ‘버그’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무언가 다른 길이 필요하신 분들, 자신의 인생에서 ‘에러’를 마주하신 분들에게 들려 드리는 이야기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 버그를 찾는 작업을 디버깅(Debugging)이라고 하지요. 우리가 이제 하려는 것은 인생을 ‘디버깅’하는 것입니다.
무엇이 에러인가?
세상에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가난, 전쟁, 살인, 음란 등… 뉴스만 보고있으면 이 세상은 곧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인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 착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불행들, 엄연히 나쁜 짓을 하고도 세상을 비웃듯이 잘 사는 사람들을 보면 ‘신이란 건 없는 게 확실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에러라는 말은 원래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동시에 원래 어떤 계획 또는 설계가 있었음을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우리는 앞서 말한 수많은 안좋은 문제 상황들을 접할 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을 잔인하게 살해한 살인범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것이 ‘자연스럽지 않은’, ‘선하지 않은’, ‘잘못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우리는 원래 이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인생에서 에러를 찾는다고 할 때 그것은 잃어버린 ‘원래의 상태’가 있다는 뜻입니다.
앞서 우리는 삶의 모든 문제들이 신뢰가 무너지는 데에서 생겨난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신뢰가 무너졌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에러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신뢰가 무너졌나요?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으니,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나님이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베푸셨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 하셨다. 하나님이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참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엿샛날이 지났다.(창세기 1:27–28, 31)
성경은 우리에게 바로 이렇게 버그가 생기기 전의 상태가 있다고 말해줍니다. 처음 프로그래밍된 오리지널 디자인, 개발자가 꿈꾸었던 그 상태, 하나님이 보고 너무 좋다고 말했던 처음 인간의 상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신뢰. 모든 인간은 이 신뢰를 기반으로 살아가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여기서 벗어난 것이 지금 이 세상의 모습입니다. 성경은 이 상태를 ‘죄’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죄’라는 말을 들으면 돈을 훔친다거나, 사람을 죽이는 것과 같은 생각을 합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규칙을 어기는 것을 ‘죄’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피해 끼친 것 없으면 죄는 자신과는 관계없다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인간은 법과 처벌로 이런 문제들을 통제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죄의 본질을 오해한 것입니다. 죄의 결과만을 보고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죄란 [표적에서 벗어난 화살]을 의미합니다. 우리들의 삶이 원래 의도된 목적(표적)으로부터 벗어났다는 말입니다.
빛으로부터 멀어질 때 어둠에 휩싸이는 것처럼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질 때 우리의 삶에 에러가 발생합니다. 창조된 목적에서 벗어난 상태, 하나님이 아닌 자기를 중심으로 살려는 인간의 상태가 바로 ‘죄’의 본모습입니다. 모든 문제들은 바로 이 신뢰의 상실인 '죄'로부터 발생합니다. 우리에게 드러나는 수많은 문제는 결국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규정하는 신뢰의 관계가 깨어진 데에서 나타납니다.
우리가 하려는 디버깅은 바로 이 에러를 바로잡고자 하는 것입니다. 창조자 하나님이 계획하신 오리지널 디자인으로 나와 우리의 삶을 회복시키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이 죄가 우리 삶을 어떻게 망가뜨렸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함께 이야기 나눠볼 내용
Q1. 당신은 자신의 인생이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Q2.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오리지널 디자인은 어떤 모습일까요?
Q3. '죄'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기존에 알던 것과 어떻게 다른지 생각을 정리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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