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러 가는 교회

2025. 7. 29. 23:08·우리집교회 이야기

 

 

예전에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유행어로 유명했던 광고가 있습니다. 그 광고를 보면서 '교회도 저렇게 배달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철가방 교회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어디든 교회가 필요한 곳에 배달해주는 시도였습니다. 당시에 썼던 내용을 옮겨오자면 이렇습니다.

“성경에 보면 여행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예수님도 여행을 하시고 바울도 여행을 하고 제자들도 여행을 한다. 어떤 여행은 하나의 큰 여정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어떤 여행은 짧게 짧게 이어지는 이동의 연속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어딘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야할 목적지가 있고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문득 요즘 목회자들은 여행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사람들이 찾아오는 교회가 아니라 예배가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는 교회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철가방처럼 부르면 어디든 가는 교회, 필요한 사람이 있는 곳에 함께 하는 교회… 그런 교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하는 일이다. 형식이나 전통, 암묵적인 규율같은 것보다 그냥 '사람'에 집중하는 교회 말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얼마 가지 않아서 한 댓글에 의해서 중지됐습니다. “교회는 성도들의 모임인데, 이건 교역자가 곧 교회라는 생각이다.” 저는 이 댓글이 저의 생각이 짧았음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이 프로젝트는 끝이 났습니다. 그때가 2011년입니다.

 

이번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어떤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음을 실험하는 삶을 살기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배달해 주는 일본인의 이야기였습니다. 한 사람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신청이 들어오면 그 의뢰에 따라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배달해 주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오래전 묻어두었던 철가방 교회 생각이 다시 났습니다. 요즘 교회가 없어서 교회를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교회가 필요한 어떤 자리가 있다면, 그곳에 찾아갈 수 있는 교회이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아내에게 이런 걸 했었다며 이야기했고, 아내는 다시 해보자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이젠 정말 ‘교회’가 갈 수 있으니까…

 

 

우리집교회를 처음 시작할 때 하나님께서는 ‘교회란 설립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목적을 가지고 세우는 것이기 이전에 자기 삶 속에서 교회로 살아 가는 이들이 “여기에도 교회가 있구나”라며 서로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난 2년 가까이를 우리집교회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교회로서 살아가려 노력했습니다. 그 마음이 교회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마음에는 또 하나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바로 교회는 서로를 발견하는 책임도 갖는다는 것입니다. 서로를 찾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게 고립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제 우리집교회는 어딘가에 있는 또 다른 교회를 발견하고 만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 소망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어디든 교회와 예배가 필요한 자리가 있다면 찾아가겠습니다.  

 

대상

1) 삶 속에서 교회로 살고 계시는 누구나

2) 여러가지 이유로 일반적인 교회출석을 하지 않으시는 분

3) 직업이나 신체적인 이유로 예배를 갈 수 없는 상황 가운데 계신 분

4) 목회자가 없는 소규모 교회 

 

제한사항

1) 한국 주요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공동체는 찾아가지 않습니다.

2) 외국어로 진행되는 자리는 통역이 필요합니다.

3) 기존 교회를 다니고 계시는 분은 자신의 교회에 충실해주시길 바랍니다.

4) 1박 2일 이상이 필요한 거리는 가기 어렵습니다. 

 

신청시 유의하실 점

1) 가급적 2인 이상의 공동체면 좋겠습니다. 혼자 계신 곳은 자세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2) 장소, 대상에 대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2주 전에는 연락을 주셔야 합니다.

3) 예배는 우리집교회의 예배형식을 기본으로 진행됩니다.(원하시는 방식/시간 협의 가능)

4) 헌금을 받지 않습니다. 식사 나눔을 하는 경우 미리 협의해 주세요.

5) 예배 후 함께 만난 이야기가 우리집교회 블로그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서 신청해주세요. 

 

[만나러 가는 교회] 신청서

신청서 작성해주시면 연락드려서 더 자세한 내용을 함께 협의하겠습니다. 최소한으로 필요한 내용만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ocs.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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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에 위치한 개척교회입니다. 처음 교회의 모습처럼 복음 이외에 모든 것을 근원부터 재점검하고,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모습의 신앙을 모색합니다. 설립되고 성도를 모으는 교회가 아닌 존재하고 살아가는 교회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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