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의 뜻에 머물러(251026)

2025. 10. 31. 23:19·주일말씀나눔

함께 읽은 말씀
예레미야 14장 7-10절
누가복음 22장 39-46절
디모데후서 3장 10-15절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예수님의 기도 가운데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옵소서”라는 유명한 기도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 앞에 나의 소망과 기대들을 맞추는 최고의 기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칫 이 기도를 내가 알지 못하는 더 좋은 옵션을 얻는 방법처럼 여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 기도 뒤에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은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문제가 해결되는 길이 아니라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고난 가운데로 들어가신 것입니다.

 

예레미야의 기도 가운데에는 이스라엘에 대해 무능력하고 무관심한 것 같은 하나님을 원망하는 기도가 등장합니다(렘14:8-9). 한 때 이 기도에 굉장히 공감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아무것도 하시지 않으시는 것 같은 때, 이 기도는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내가 힘들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나님, 그럴 능력도 관심도 없는 것 같은 하나님을 향해서 이보다 솔직한 마음이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다시 읽으면서 오히려 이 기도는 하나님이 아무것도 하지 않길 바라는 소망으로 채워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죄악을 알면서도 하나님이 그들을 용서해주시길, 즉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시길 기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7절).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 삶에 일하시고 개입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정말 무언가를 하신다면 그것이 나에게 유리한 방향일까요? 실제로 예레미야의 기도에서 이어지는 10절에서 하나님께서 ‘그들의 죄를 기억하고 징벌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하나님은 예레미야가 기도하는 그 상황 속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으심으로 자신의 심판을 실행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는 상황 때문에 그를 원망했지만 사실 그것은 하나님이 자신의 일을 행하시는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나님의 행동이 어떻게 우리에게 은혜가 되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많은 경우, 하나님의 침묵은 우리에게 곁을 내어주시어 그분이 베푸시는 자비의 또다른 이름입니다.

 

누가복음에 나타나는 겟세마네 기도 사건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거듭해서 시험에 빠지는 것을 경고하십니다. 무슨 시험을 걱정하신 것일까요? 겟세마네 기도 사건의 구조를 보면 시험에 빠지지 말라는 예수님의 경고가 그가 하신 기도를 사이에 두고 반복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예수님의 기도 한 가운데에서 요청이 거듭해 나타나는 것을 통하여 그 핵심이 드러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제자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되게 만들려 했고, 겟세마네에서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을 자각한 뒤 슬픔에 지쳐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눅22:45). 그들은 자칫 그들에게 다가오는 고난을 ‘아버지의 뜻’보다 ‘나의 뜻’으로 감당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맡기면 고난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바울은 디모데후서에서 ‘경건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은 박해를 받는다(딤후3:12)’고 말합니다. 우리는 삶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길 기도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가야할 길이 아닙니다. 우리는 ‘아버지의 뜻대로’라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그 상황 안에 머물러 있곤 합니다. 그 상황에 매몰되어 ‘아버지의 뜻’은 거기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상황만 보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구하셨던 ‘아버지의 뜻’은 그 고난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고난을 겪는 동안 ‘아버지의 뜻’안에 머무는 것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는 것 같은 그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가 다가갈 수 있도록 곁을 내어주고 계십니다. 우리가 머물러야 할 곳은 상황이 아니라 ‘진리’입니다(딤후4:14). 그냥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믿음이 우리에게 있길 바랍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통해 일하고 계신 하나님의 뜻을 기억하고 발견하는 우리가 되길 기도합니다.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예레미야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Q2. 예수님은 제자들이 어떤 유혹에 빠질 것을 염려하신 것일까요?


Q3. 디모데후서 말씀에서 경건한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봅시다.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듣는 찬양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찬425장)

 

'주일말씀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릿함을 감내할 이유(251116)  (0) 2025.11.22
하나님을 욕망하기(251102)  (1) 2025.11.07
어떤 소원을 빌어야 하나(251012)  (1) 2025.10.18
모순과 역설(250928)  (0) 2025.10.04
미련 때문에...(250914)  (0) 2025.09.20
'주일말씀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흐릿함을 감내할 이유(251116)
  • 하나님을 욕망하기(251102)
  • 어떤 소원을 빌어야 하나(251012)
  • 모순과 역설(250928)
urihomech
urihomech
의정부에 위치한 개척교회입니다. 처음 교회의 모습처럼 복음 이외에 모든 것을 근원부터 재점검하고,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모습의 신앙을 모색합니다. 설립되고 성도를 모으는 교회가 아닌 존재하고 살아가는 교회를 지향합니다.
  • urihomech
    우리집교회
    urihomech
  • 최근 글

  • 인기 글

    • 분류 전체보기 N
      • 우리집교회 이야기
      • 주일말씀나눔 N
      • 성도들의 이야기
      • 새신자 교육
  • 태그

    은혜
    교회
    말씀
    탄핵
    교회개척
    주일예배
    개척교회
    설교
    죄
    사순절
  • 전체
    오늘
    어제
  • hELLO· Designed By정상우.v4.10.3
urihomech
그 분의 뜻에 머물러(251026)
상단으로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