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과 역설(250928)

2025. 10. 4. 20:47·주일말씀나눔

함께 읽은 말씀
아모스 6장 1-7절
누가복음 9장 43b-48절
디모데전서 6장 6-19절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모순’과 ‘역설’은 같은 듯 다른 단어입니다. 모순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라면 역설은 역설은 보여지기에 모순 같아 보이지만 그 내부에 다른 원리가 작동하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차가운 불’이나 ‘뜨거운 얼음’같은 말은 모순입니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소리 없는 아우성’이나 ‘찬란한 슬픔’, ‘지는 게 이기는 것’같은 표현은 역설적 표현입니다. 어찌보면 비슷해보입니다. 결국 둘 사이를 구분하는 것은 그 뒤에 더 깊은 차원의 진리를 내포하고 있느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가장 크냐’며 싸우고 있는 제자들에게 ‘가장 작은 사람이 가장 큰 사람이다(눅9:4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모순일까요? 아니면 역설일까요? 작은 자가 크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하지만 이런 모순적 표현을 통해서 예수님은 제자들이 서로 섬기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뜻이고 그렇게 세상과 하나님 나라의 가치체계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셨습니다. 기독교 교리에는 이런 모순들이 가득합니다. 신이자 인간이고 죄인이면서 의인임을 믿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우리가 이런 것들을 모순이 아닌 역설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그런 표현들이 더 깊은 진리를 품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디모데전서에는 기독교인이 현실을 살아가는 데 가장 껄끄럽고 부담스러운 표현이 등장합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딤전 6:10)

자본주의 세상에 살면서 돈을 부정하는 듯한 이 말은 정말 비현실적으로 들립니다. 제가 만난 어떤 믿지 않는 분은 ‘돈 없이 지금 니가 하루라도 살 수 있냐’며 비판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서신은 이런 표현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풍성히 주셔서 즐기게 하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고 하십시오.(딤전 6:17)

돈을 사랑하지 말라고 말했던 하나님이 또한 모든 것을 풍성히 주셔서 즐기게 하시는 분이랍니다. 이것은 모순일까요? 아니면 역설일까요? 여기서 모순을 역설로 만드는 진리는 ‘문제는 돈이 아니라 돈을 사랑하는 우리’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풍성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은 돈으로 그 자리를 대신하려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돈을 사랑하고 자족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하나님이라는 변수가 제 자리를 찾아갈 때 모순이었던 공식,논리는 역설로 바뀝니다.

 

세상에는 모순처럼 보이는 상황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의 신앙생활은 더 그렇지요. 하지만 우리가 그 안에 담겨 있는 진리를 깨달을 때, 모순은 역설이 됩니다. 지금 우리가 의지하고 있는 것들은 정말 나의 삶을 유익하게 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모르는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꾸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요. 하지만 그런 우리의 노력은 자칫 아모스서의 지도자들처럼 오히려 심판의 날을 불러들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암 6:3) 방향이 잘못됐다면 얼마나 열심히 그 삶을 살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멸망을 향해 더 빨리 달려가 선두에 서는 꼴이 될 뿐입니다.(암 6:7)

 

인생의 모순 앞에서 우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순을 이해할 수 있는 진리를 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모순적인 인생을 역설적의 삶으로 바꿔낼 수 있습니다.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닥쳐올 날을 피하려 했던 그들의 노력은 어떤 결과를 낳았나요?(암 6:3)



Q2. 돈을 사랑하는 것이 악의 뿌리인 이유는 무엇일까요?(딤전 6:17)


Q3. 내 삶의 현실을 적용해서 역설의 표현을 만들어 봅시다.(눅 9:48)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듣는 찬양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하나님 - 손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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