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는 것만으로는(260322)

2026. 3. 28. 14:43·주일말씀나눔

함께 읽은 말씀
에스겔 37:1-14 / 요한복음 11:17-27 / 로마서 8:6-11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이번 주 함께 읽은 요한복음의 말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사로가 살아나는 이야기 가운데 일부입니다. 예수님은 나사로가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도 일부러 몇일을 지체해서 오십니다. 죽는 시점에 맞춰오신 것도 아니고 죽은지 나흘이 지나서 썩어 냄새가 나는 시점에 일부러 오십니다. 예수님을 만난 나사로의 누이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합니다. '주님이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을 것입니다.'(요11:21,32) 그들의 말이 맞습니다. 예수님이 계셨다면 나사로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도 그 사실을 아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그가 썩어서 소망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셨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목적은 나사로가 '죽지 않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에스겔에서 보여주고 있는 마른뼈가 살아나는 장면도 우리에게 비슷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뼈가 말라있다는 표현은 죽은 시체가 수많은 시간이 흘러 햇빛과 바람에 노출되어 썩을 것들이 모두 썩어 없어져서 생명의 흔적 자체가 사라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더 이상 소생의 여지가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이렇게 마른뼈처럼 생명과는 거리가 먼, 가망 없는 존재를 향해서 회복을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씀은 끊임없이 그들이 왜 살아나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알아야 했습니다.(겔37:6,13,14) 그가 주인임을 알아야 했고 말씀하신대로 행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아야 했습니다. 그것이 그들이 살아나는 이유였던 것이지요. 요한복음에서 마르다는 계속해서 자신이 안다고 말합니다.(요11:22,24) 하지만 정작 그녀는 알아야 할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 내 앞에 다가오신 분이 '부활이요, 생명'임을 알아야 했는데 정작 그러지 못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녀의 삶은 '죽지 않는 것'에 멈춰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부족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에스겔 말씀은 마른 뼈들이 살아나는 과정을 두 단계로 그리고 있습니다. 6절에서 하나님이 그 뼈들을 살리실 것이라고 했지만 그 말씀이 한번에 성취되지 않습니다. 8절에서 마른 뼈들이 서로 붙고 그 위에 힘줄과 살갗이 붙지만 성경은 아직 그들에게 '생기가 없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아직 살아난 상태가 아닙니다. 사람의 형체는 갖추었지만 그들에게는 또 다른 과정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에스겔이 말씀을 대언하자 생기가 그들에게 들어가 큰 군대가 되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이런 말씀의 배치는 우리가 '생명'을 이해할 때 두 번째 요소가 필수적임을 강조하기 위한 문학적 배치입니다. 여기서 생명의 필수적 요소로 여겨지는 생기는 원어로 '루아흐'로 표기되고 단순히 바람이나 숨으로도 이해할 수 있지만 본문의 맥락에서 하나님이 '나의 영'(겔37:14)로 부르시는 것을 볼 때 단순한 숨보다는 성령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령이 있어야 비로소 그들은 하나님이 그들의 주인이며, 말한 것을 이루시는 분이라는 것을 아는 생명으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로마서 8장 9절의 한글 번역은 '하나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계시면'이라는 조건절로 되어 있습니다. 11절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우리 안에 성령이 계신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우리가 영 안에 있을 수 있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건절을 이끄는 헬라어 전치사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조건절의 if와 이유를 설명하는 since의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NRSV 성경은 이 부분을 since(~때문에)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조건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안에 성령님이 계시는 것을 확신하게 하게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편지를 읽고 있는 이들에게 분명히 말합니다. 성령이 우리 안에 계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어서 바울은 성령을 '예수를 살리신 이의 영'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영이 '여러분의 죽을 몸도 살리실 것이다'고 말합니다.(롬8:11) 성령이 우리 안에 계시기 때문에 성령을 통해 예수의 부활이 우리의 부활이 됩니다. 이처럼 성령은 과거의 이야기, 남의 이야기, 성경 속의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 현실의 이야기, 지금의 이야기로 가져오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성령에 대해서 생각할 때 감정이나 분위기, 어떤 느낌 또는 기운 같은 것들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성령의 본질은 알게 하는 영입니다. 마른 뼈를 살리신 이야기가 오늘 나의 이야기로 다가오는 이유도 그 때 그 영이 지금도 동일하게 우리 안에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마르다에게 말씀하시는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의 음성을 오늘 나를 향한 목소리로 듣게 하는 분이 성령이십니다. 우리의 힘으로 알 수 없고 성령이 알게 하시기에 우리는 이것을 믿음으로 받습니다.(요11:27)

 

예수님은 단순히 '죽지 않는 상태'를 만드시기 위해서 우리의 삶에 다가오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죽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활이요 생명이신 그분'을 바라보아야 했기에 '죽지 않는 상태'를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끊어버리신 것입니다. 그리고 '죽지 않는 것'을 넘어 '부활과 생명'을 바라보게 하시는 이가 바로 '성령'이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람들은 성령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입니다.(롬8:9) 이 말은 우리 역시 더 이상 죽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옛 사람은 가망없는 마른 뼈처럼 완전히 죽었습니다. 하나님의 루아흐 없이 그저 육체에 속해서 사는 것은 생기 없이 뼈와 살갗만 있는 모습과 같습니다. 우리 안에 성령이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내 앞에 계신 그분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생명을 누리며 살아낼 수 있습니다. 사순절입니다. 부활을 향해가는 이 시기는 우리에게 마른 뼈와 같았던 옛 모습들을 완전히 죽이는 시간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 계신 성령을 통해 그의 부활을 우리의 부활로 취하는 믿음의 삶을 살아내야 하겠습니다. 잊지 마십시오. 예수를 살리신 영이 지금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내 삶이 마른 뼈와 같다고 여겨졌던 때가 있나요? 



Q2.  우리 안에 성령이 계시다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나눠봅시다.


Q3. '죽지 않는 것'을 너머 부활을 살아간다고 할 때 내 삶에서 가장 부활의 능력이 필요한 곳은 어디인가요?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부른 찬양

성령이 오셨네

https://www.youtube.com/watch?v=cSeoTN9ztRk&list=RDcSeoTN9ztRk&start_radi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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