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읽은 말씀
미가 5장 2-5a절 / 마가복음 10장 13-16절 / 히브리서 10장 5-10절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앙상하기만 했던 나뭇가지에 붉게 망울이 맺히더니 어느 순간 팡하고 터지듯 하얀 꽃잎을 틔웠습니다. 그렇게 '어느새'라는 말에 걸맞게 봄은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봄이 되면 겨우내 닫아두었던 창문을 열고 묵은 먼지들을 털어냅니다. 그렇게 새로운 봄의 기운이 햇살과 함께 집안을 밝힙니다. 부활도 그렇습니다. 죽음과 같던 인생에 어느 순간 다가와 우리 삶을 생명으로 가득 채웁니다. 부활절입니다. 이 아침, 우리는 어떻게 그 햇살을 맞이하고 있습니까?
이사야의 말씀에는 마지막 때에 하나님께서 베푸실 시온산의 잔치가 묘사되고 있습니다. 개역개정 성경은 7절에서 얼굴 가리개와 덮개에 대해서 말하는데 이 두 가지는 원래 장례식에서 얼굴을 가리는 가리개와 시체를 덮는 덮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새번역은 이것들을 '수의'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를 벗겨서 없애신다는 것은 부활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어지는 말씀에서 '주님께서 죽음을 영원히 멸하신다'는 선언이 나오는 것입니다. 마지막 때에 시온산에서 열리는 잔치는 부활의 잔치입니다. 주님께서 죽음을 멸하시고 영원한 생명의 잔치를 여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초대받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만이 아닙니다. 이사야는 그 잔치가 '모든 사람'에게 열려진 잔치임을 반복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때에 모든 민족이 부활의 잔치로 나아올 것이고 하나님은 그들을 위해 기름지고 좋은 살코기와 잘 익은 포도주를 준비하실 것입니다.
부활과 먹는 것이 연결되는 장면은 복음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은 갑자기 나타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납니다. 이미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여자들이 전한 소식도 들었고 제자들이 빈 무덤을 확인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예루살렘을 떠나 엠마오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눈이 가려졌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아직 부활이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부활의 첫번째 목격자도 아니었고, 무언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던 사람들도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도 예수님의 제자였지만 열두 제자처럼 알려진 이들은 아니었습니다. 부활은 그렇게 누구도 기대하지 않던 인생을 향해서 가까이 다가오십니다. 그리고 그들을 앉히고 빵을 떼어 주십니다. 부활 전에 그러셨던 것처럼 똑같이 우리를 먹이십니다. 그때에야 비로소 제자들은 눈이 열려 그리스도를 알아봅니다. 그들에게 부활이 다가온 것입니다.
부활절이 되면 많은 교회들이 성찬식을 합니다. 고난주간에 그리스도의 고통당하심과 죽음을 묵상하며 성찬식을 하는 교회도 있지만 사실 떡을 떼고 나누는 것은 죽음만이 아니라 부활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떡을 떼며 눈이 열려 그리스도를 알아봤듯이 우리는 떡을 떼며 그리스도를 기억합니다. 그렇게 떡을 떼고 잔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의 부활이 됩니다. 하지만 이 식탁은 단순히 우리끼리 나누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마지막 때에 모든 민족을 초대하는 잔치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떡과 포도주는 그날에 모든 민족을 위해 차려지는 성대한 식탁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잔치에 초대된 이들은 준비된 음식들을 먹고 하나님의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 잔치를 먼저 맛본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때를 위해서 준비된 떡과 포도주는 우리가 지금 먹고 마시는 것과는 다를 것입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를 향해서 '누룩 없는 빵'이 되어 절기를 지키라고 말합니다. 문맥상 누룩은 고린도교회가 저질렀던 음행을 의미합니다. 고린도교회는 자신들 안에서 벌어진 음행의 문제를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 문제가 별일 아니라며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지금 작아보이는 그 죄가 마치 누룩처럼 교회 가운데 퍼져 절기에 쓸 수 없는 빵이 되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교회를 향해 그들 안에 있는 오래되고 고질적인 누룩을 치워버리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악독과 악의를 버리고 성실과 진실로 빚어진 빵이 되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마지막 때에 모든 민족이 맛보고 그리스도를 알게 될 빵이 바로 그들 자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죄를 청소해 치워내고 절기/잔치에 합당한 빵으로 준비돼야 했던 것입니다. 마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이 우리에게 다가온 부활의 절기 앞에서 우리는 창문을 열고 우리 안에 오래 묵어 있던 죄악들을 청소해야 합니다. 그래야 모든 민족을 위해 준비된 잔치에 그리스도를 알게 하는 합당한 빵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세 가지 부활에 대해서 말합니다. 첫째는 예수의 부활이고 둘째는 우리의 부활이며 마지막은 모든 민족의 부활입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한 빵이 되시고 그 부활을 먼저 맛본 우리는 모든 민족을 향한 빵이 됩니다. 부활은 특정한 날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떡을 떼는 모든 순간 우리는 모든 민족을 위한 부활의 잔치에 합당한 빵이 되도록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이제 그리스도의 부활이 우리의 부활이 되도록 우리를 열어 켜켜이 묵혀있는 죄악들을 끄집어내고 깨끗이 청소합니다. 모든 민족이 우리를 먹고 그리스도를 바라볼 수 있도록, 그리스도가 우릴 위한 떡이 되었듯이 우리도 누군가를 위한 떡이 될 수 있길 기도합니다. 봄맞이 청소 한번 신나게 해봅시다.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지금 내 영혼의 '봄맞이 청소'가 필요한 곳은 어디인가요?
Q2. 나 혹은 우리 공동체 안에 스며든 '오래된 누룩'은 무엇인가요?
Q3. 우리가 누군가를 위한 '빵'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부른 찬양
봄 (김명식)
https://www.youtube.com/watch?v=bX_BWzkXVfg&list=RDbX_BWzkXVfg&start_radi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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