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앞에 서는 법(250323)

2025. 3. 28. 11:09·주일말씀나눔

함께 읽은 말씀
예레미야 11장 1-17절
마태복음 26장 36-39절
고린도전서 10장 1-13절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사순절의 기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 기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 그리고 부활에 이르는 과정을 묵상하는 기간입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묵상해야 하는 고난의 본질을 묵상하고 그 고난 가운데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를 배웁니다. 그렇다면 그 고통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예레미야의 말씀을 통해서 우리가 당해야 하는 시련과 고통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언약을 지키지 않았음을 확인시키시며, 그들에게 ‘벗어날 수 없는 재앙(11절)’을 내리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이전에 그들에게 벌을 내리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았습니다(8절). 그렇다면 하나님이 이제 내리실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벗어날 수 없는 재앙’은 이전에 내리신 재앙보다 더 극심한 고통이라는 말일까요? 그들이 당하게 될 재앙이 왜 ‘벗어날 수 없는 재앙’인지에 대해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나에게 도움을 간청해도, 내가 응답하지 않겠다.” 그 재앙이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응답하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하나님은 예레미야 선지자에게 이들을 위해서 기도하지 말라고까지 말씀하십니다(14절).

 

우리 삶에 닥치는 가장 큰 고통은 하나님의 침묵입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당하신 고통의 본질 역시 바로 이 침묵입니다. 제자들이 자신을 버릴 것이라고 예고하신 뒤 예수님은 그들과 함께 겟세마네 동산으로 가십니다. 그리고 거기서 하나님 앞에 기도하시지요. 예수님의 기도는 단순합니다. “하실 수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해주십시오(39절).” 하지만 하나님은 그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지만, 십자가 앞에서 철저하게 하나님과의 단절을 경험하십니다. 앞서 예레미야를 통해서 말씀하셨던 ‘벗어날 수 없는 재앙’을 직접 당하신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한다는 것은 바로 이렇게 하나님의 침묵 앞에 서는 것을 경험하고 기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여러분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시련을 겪는 것을 하나님은 허락하지 않으”신다고 말합니다. 앞서 ‘벗어날 수 없는 재앙’과 여기서 말하는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은 같은 의미입니다. 예수님처럼 고린도교회도 그리고 우리들도 하나님이 응답하시지 않는 것 같은 순간 앞에 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하나님께서 절대 그것을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으실 것(13절)’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 같은 순간이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허락하심 가운데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 같을 때, 우리는 불안함에 어떻게든 다른 답을 찾으려 합니다. 이스라엘이 섬겼던 우상들은 이런 답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도 이런 침묵의 시간을 어떻게든 벗어나려 답을 찾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우리에게 그 답은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 고통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됩니다. 단지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하나님과의 완전한 단절, 침묵, 거절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견디기 힘든 고통이 다가올지라도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 한 가지는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재앙’과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은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모든 끊어짐은 하나님 자신이 십자가에서 친히 감당하셨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의 기간, 우리는 하나님의 침묵 앞에 섭니다. 그리고 그 침묵 앞에 서셨던 예수님처럼 아버지를 바라봅니다.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해주십시오(39절).” 이 땅에서 그 침묵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실 것을 믿기에 오늘도 우리는 기도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 같은 인생의 순간이 있었나요?



Q2.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셨다는 것의 본질은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마36:39)


Q3. 바울은 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시험을 당하지 않는다고 말하나요?(고전10:13)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듣는 찬양

내 주여 뜻대로(찬송가 54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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